표현해 본다면, “사도이시며 대제사장이라고 우리가 고백하는 예수” 혹은 “우리의 신앙고백을 가능하게 하시려고 하나님께 보냄 받아서 우리 대신 자신을 희생제물로 삼아 하나님께 제사드리신 예수”라고 말할 수도 있다. 그런 예수를 “깊이 생각하라”는 권면은 명상이나 성경공부를 권하는 것이 아니라 그분의 성품과 행동을 우리 것으로 삼으라는 말이다. 이처럼 그리스도를 신앙생활의 모범으로 제시하는 논법은 빌립보서 2장과 유사하다. 공동체의 분쟁과 다툼의 주인공들에게 바울이 주는 충고는 “너희 안에 이 마음, 곧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을 품으라”였다. 다음으로 1절의 도입문에 이어지는 2–6절은 크게 한 덩어리로 볼 수 있다. 이것을 다시 더 작게 나누면 다음과 같은 도식이 드러난다. 이른바 ‘교차대구’인데 이 네 진술의 배치에 다음과 같은 특징이 보인다. ① 예수로 시작하여 모세를 언급하고, 다시 모세를 언급한 다음 예수를 묘사한다(a-b-b′-a′). ② 네 진술 모두 서술어는 ‘신실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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